돌이킬 수 없는 약속
야쿠마루 가쿠 지음 / 김성미 옮김
북 플라자 2015
"그들은 지금 교도소에서 나왔습니다!
이제 당신이 한 약속을 지키세요!"
버려버린 과거 속에 묻어버린 15년 전 어떤 약속
무카이는 도쿄의 가와고에라는 곳에서 14년째 HEATH라는 BAR를 운영하고 있는 바텐더이다.
무카이 에게는 부인 가오루와의 사이에 호노카라는 초등학교 3학년인 예쁜 딸이 있다.
이렇듯 평범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는 듯 보이는 무카이 에게는 사실 부인과 딸에게도 숨기고 있는 비밀이 있다.
무카이의 본명은 사실 다카토 후미야. 태어나면서부터 얼굴의 반을 뒤덮고 있는 흉측한 멍 때문에 부모에게도 버림받고
보육시설에 맡겨져 자란 그는 학교에서도, 보육시설에서도 따돌림을 당하고 경멸의 대상이 된다.
그 결과 폭력을 유일한 무기로 생활하게 된 그는 절도죄와 상해죄를 반복하여 소년원을 들락거리고
끝내는 야쿠자들이 하는 사기도박에 말려들어 큰 빚마저 떠안게 된다.
이런 인생..차라리 죽는것이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구름다리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던 그때
한 노파가 말을 건다.
"괜찮으면, 저희 집에 오시지 않겠어요? 마침 지금부터 돌아가서 저녁 준비를 할 참이에요."
노파의 이름은 사카모토 노부코, 남편을 일찍이 교통사고로 잃고 딸 유키코 하나만을 바라보고 살던 그녀는
유키코가 17세이던 어느날 딸마저 흉악범들의 소행에 의해 잔읺인한 방법으로 살해당하고 만다.
그 이후로 그들에 대한 증오심과 복수심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던 그녀는 시한부 암 선고를 받고
원통함을 풀길 없던 차에 갈곳 없는 무카이를 만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노부코의 집에서 무카이는 인생의 전환점이 될 제안을 받는다.
두사람을 죽여줘요...
딸 노부코를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한 그 두 남자를 죽이면 인생을 바꿀수 있게 성형수술을 하고 호적을 새로 만들
비용을 주겠다는 제안이었다.
노부코는 이미 말기 암이었고 그 두사람은 무기징역을 받았지만 언젠가는 출소하게 될 터였다.
사람을 죽여달라는 말에 아무리 많은 범죄를 저지르고 어두운 세계에서 살던 무카이도 망설였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자기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노부코가 죽은 뒤에는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결국 무카이는 약속을 하게 되고, 노부코에게 받은 돈으로 얼굴을 바꾸고 이름을 바꾸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었다.
운이 따랐는지 오치아이라는 동업자도 만나 BAR를 공동 운영하게 되었다.
모든것이 순조롭게 풀리는 듯 했다.....
그런데 평화롭던 어느날.. 한 통의 편지가 날아든다.
"그들은 교도소에서 나왔습니다."
그럴 리가 없다.. 사카모토 노부코는 죽었다.. 도대체 누가 보낸 편지일까...
두려움과 궁금증으로 하루하루 보내던 무카이에게 두번째 편지가 배달된다.
"당신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당신에게도 나와 똑같은 재앙이 덮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세번째 편지...
그 편지에는 세장의 사진.. 담배를 피며 파친코를 하고 있는 사내와 술을 마시는 또 다른 사내.. 그리고...
딸 호노카의 사진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더이상 시간을 끌수 없게 된 무카이.
그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야쿠마루 가쿠의 소설 돌이킬수 없는 약속(일본 제목은 誓約) 은 수많은 복선이 깔려있는 작품이다.
작가는 61년 일본 효고현 출신으로 51회 에드가와 란포 상을 비롯, 요시카와에이지문학신인상 등 각종 굵직굵직한
상들에 노미네이트 되는 일본 추리소설의 대표작가중 하나이다.
일본판의 표지. 2015년 발행되었다.
다른작품은 아직 읽어본적 없지만, 이 작품 하나만을 놓고 본다면 글쎄.. 그렇게 까지 흡입력이 있다거나 복선과
설정이 뛰어나다는 느낌은 받을수가 없었다.
재미가 없는것은 아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에 읽긴 하였지만 읽는 중간중간에 지루한 부분이 군데군데 있어서
읽다가 결말을 먼저 보고싶은 충동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범인이 중간부터는 전화로 지시하고 주인공이 주도적으로 범인을 찾아 나서는데 주인공의 트릭을 전혀
알아채지 못한채 끌려다니기만 하는 범인의 모습은 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의 소설은 막장을 덮을때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작품은 약간 아쉬운 느낌이 많이 들었다.
결말은 차라리 괜찮았지만 스토리 진행면에서 조금 더 긴장감이 있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의 트릭을 완성시키기 위한 노숙자자 아저씨라던지.. 중간에 쓸데없는 인물이 개입되고
너무 내용이 늘어지는 반면에 마지막 챕터에서 결말을 내기위해 전력질주 하는 느낌이랄까..
기대를 많이 하고 보아서인지 아쉬웠지만 사회문제 등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것이 특기인 작가라고 하니
다른 작품은 어떤 식으로 써내려 가는지 읽어 보고는 싶은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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