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잊지못할한구절' 태그의 글 목록 :: G-Factory

 

 

 

 

 

 

 

 

 

 

평생 잊지못할 한구절

 

저자 : 신경림, 김명곤, 장영희, 최영미 외

예담 2006.06.15

 

 

 

 
시인이란 어떻게 이토록 아름다운 글을 쓰는 것일까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책이란, 작가의 역량과 편집자의 능력에 의해서도 결정되지만

제일 큰 요소는 책을 접했을 당시 독자의 상황과 감정이 아닐까

이 책에는 사회의 명사 28인이 소개한 자신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 '좋은 글'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 중에선 공감을 하고 몇번이고 다시 읽었던 글도 있고 그냥 책장을 빨리 넘긴 글도 있지만,

모두가 주옥같은 글임에 틀림없다.

보통 일반적인 소설이라면 '가장 좋았던 부분' 에 대해 큰 의견차이가 없을 테지만

아마도 이 책의 독자들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

그런 점이 이 책의 매력일 수도 있지만.. 스쳐 지나간 다른 부분은 제쳐놓고 서라도

공감할 수 있는 하나의 작품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는 그런 책... 

한 사람 한 사람 에게 인생에 있어서 의미를 부여하는 그런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멋진 일이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글은,

 

 

 

 

이름없는 여인 되어

-노천명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버리는 마을

     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

 

 

 

 

 

 

 

 가난한 사랑 노래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 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위의 작품엔 '공감'하였고 밑의 작품엔 '감동'을 느꼈다.

내가 인생에서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 책...

 

+ Recent posts